마른 바람에 벚꽃잎이 흩날리는 계절,
창백한 얼굴의 시인을 사랑하게 되었다.
처음 해 본 짝사랑은 열병과도 같아서
그를 앓을 때마다 더운 숨을 고르며 가만히 비참했지만,
그 봄은 부정할 수 없이 생애 가장 서정적인 계절이었다.
가난한 고학생 백성현은 수강신청 날짜를 잘못 안 나머지 엉망이 된 시간표
를 가지고 복학을 하게 된다. 흥미가 없는 문예 강의까지 듣게 된 그는 수강
철회 기간을 알아보던 와중, 교내에 걸린 노트테이킹 공고를 보게 된다. 주 2
회에 월급 150만원. 백성현은 그 파격적인 조건에 앞 뒤 잴 것도 없이 지원
문자를 보낸다.
그곳에서,
제 삶을 온통 뒤흔들어 놓을 시인을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모르고.